4일차 아침이 밝았다.
Les Avises의 무난한 조식 (아침으로 머랭쿠키가 좀 미스가 아닌가 싶었다). 저 사진 구석에 보이는 기성품 요구르트가 진짜 맛있었다. 두루마리 휴지는 너무나도 푹신하고 부드러워서 신기해서 찍었던 것 같다 ㅋㅋㅋ
아침엔 다시 동네산책.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동네에 와인이 유일한 돈벌이 수단인 것 같았다.
Les Avises에서 체크아웃 후, 다시 열심히 운전해서 반고흐 무덤에 도착했다. 전혀 사전정보가 없이 방문한 곳인데다가 날씨도 우중충하고 습해서 뭔가 감흥이 덜 한 느낌이었다.
우리처럼 개인으로 온 팀은 많지 않았고, 모두가 오디오 가이드를 끼고 있는 관광단체였다. 옆에서 졸래졸래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귀동냥하는 재미가 있었다.
한창 구경하고 있는데, 옆에 빈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가 멈추어서서 우리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기 시작했다. 대충 듣고, 고맙다고 하며 자리를 떴는데, 알고보니 그런식으로 팁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그냥 관광객에게 친절했던 동네 할머니인지, 진짜 돈을 바라고 접근한 사람인지 결국엔 알 수가 없었지만, 이런식으로 누군가의 호의를 항상 의심해야 되는 것이 조금은 슬펐달까.
우리나라의 무덤과는 다르게, 비석의 모양도 다양했고 새겨져 있는 문구도 굉장히 다양했다. 위에 올려진 꽃도 하나같이 종류가 달랐다. 무덤 하나하나 살펴보게 되면서, 이 사람은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을까, 일면식 없는 관광객까지도 그들을 추억하게끔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관광지인데 이상하리만큼 연 식당이 없어서, 거의 유일하게 열려있던 음식점인 베이커리에서 이것저것 사서 근처 공원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호텔에 도착하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렌터카를 반납하기 전에 마지막 코스로 샹티이 성으로 향했다.
사람이 정말 많고, 주차가 아주 지랄 맞았다. 입장은 무료가 아니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스킵. 외부만 구경해도 웅장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 개인 여행으로 올 때는 꼭 한번 다시 방문해봐야지.
다음날은 새벽같이 샤를드골에서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었다.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 짐 맡기는 곳에 무거운 짐은 두고, 스페인에 가져갈 기내용 캐리어만 챙겨서 공항 근처의 CDG Styles 호텔로 체크인했다.
정말 심플한 비즈니스 호텔이었는데, 깨끗하고 맘에 들었다.
반면 식사는 다소 불편했다. 1층에 작은 레스토랑/조식 바 겸용인 식당이 있었는데 예약하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가 없어서, 우리는 또 대충 샌드위치에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웠다. 그리고 아주 푹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