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아침이 밝았다. 어제는 심각한 숙취로 즐기지 못했던 랭스 콘티넨탈 호텔의 조식.
치즈도 빵도, 햄도 물론 다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무화과 넣고 베리 챱챱한 요구르트가 진짜 미친 존맛이었다. (사진 외에도 소세지 등의 따뜻한 요리가 5개 정도 반대편에 준비되어 있다). 상큼하고, 개운하고,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배가 든든하고 아직 시간이 일러서, 일행과 산책을 나섰다. 워낙에 동네가 예쁘고 날씨가 좋아서, 아무데나 가도 참 기분이 좋았다.
전날 가보지 못했던 랭스 대성당 내부. 모자이크 타일이 참 아름다웠다.
열심히 걷다보니 너무 덥고 목이 탈 때쯤 보인 반가운 초록색 표지판. 스타벅스에가서 한국인답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셔줬다.
랭스 콘티넨탈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한참을 운전했다.
이동하는 내내 하늘이 너무 파랗고 아름다워서 정신이 홀려버렸다. 내비게이션 보는 걸 까먹을 뻔했다 ㅋㅋ
가는 길에 점심을 해결해야 해서 La Gare이라는 곳에 들렀다.
무슨 고속도로 휴게소마냥 주변이 온통 포도밭에 저장고뿐인 2차선 도로가에 뜬금없이 위치해 있는 레스토랑이다.
여기가 좋은 와인을 싸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던데 나는 너무 와알못이라... 와알못이어도 와인은 맛있었고 밥도 맛있었다. 게다가 시골이라 그런지 시내와 비교하면 가격도 꽤나 쌌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드디어 Les Avises에 도착!
방 컨디션은 훌륭했다. 건물은 2층짜리이고, 우리 방은 2층이었다. 다만 유럽이 흔히 그러하듯이 여기도 방 안에 에어컨이 없어서 좀 더웠고, 창문은 있지만 방충만은 없었다. 커튼 속에 과장 하나 보태지 않고 손바닥만한 거미가 있었던 것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나는 공포증 수준의 벌레 혐오자라... 죄송하게도 룸메이트가 거미를 쫓아주셨다 ㅠㅠ.
다른 분들은 방에서 좀 쉰다고 해서, 나는 카메라를 들고 동네 탐방에 나섰다. 동네 자체는 이 호텔 하나 말고는 아~무런 놀잇거리도, 식당도, 심지어는 마트 하나조차 없는 깡촌 중에 깡촌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리 수준인것 같았다. 한참을 산책했는데도,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고 날씨도 비가 올락말락하는 날씨라 꽤 을씨년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산책하는 내내 동네가 어촌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바다는 없고 사방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온통 포도밭이었다.
자크 셀로스의 와인을 먹어볼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정말 할 것은 하나도 없는 동네지만, 아름다웠다.
저녁은 호텔 내부의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인당 75E에 와인은 별도 차지다.
사진을 찾을 수가 없지만 ㅜㅜ 거대한 칠판에 손글씨로 써 놓은, 매일 바뀐다는 메뉴판이 참 인상적이었고,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의외로 썩 맛이 있진 않았던 음식이 놀라웠다. 사실 밥을 먹으러 가는 곳은 아니고, 좋은 와인을 상대적으로 싼 값에 먹으러 가는 곳인 느낌이라 (상대적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싶다) 음식에 힘을 그리 주지 않은 게 아닐까 싶었다.
어쨌던, 이렇게 3일차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