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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자/한국살이

생애 첫 건강 검진 후기

by heeeeheeiary 2024.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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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넘어가다보니 여기저기 하나씩 고장나는 것 같기도 하고 건강검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사실 평소에 직장에서 해주는 건강검진은 하고 있긴 했지만, 그건 거의 피검사만 할 뿐이고 내시경이나 영상검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진짜 건강검진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기본적인 건강검진 권고 사항은 다음과 같다.

건강보험 공식 사이트 발췌

이런저런 것들이 만 40세 이상이라고 되어 있긴 하지만 요즘엔 젊은 암 환자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젊은 환자들은 예후도 워낙 좋지 않다보니 건강검진은 빨리 시작해서 나쁠 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건강검진을 통해 암만 확인하는 게 아니고 다른 여러가지도 확인할 수 있으니! 하도 젊은 여성의 지주막하출혈을 많이 봐서인지 (물론 나는 일하는 환경이 아무래도 바이어스가 생길 수 밖엔 없다;) MRA도 한번 해보고 싶었지만 가격이 만만찮아서 일단은 보류.

집에서 가까운 건강검진 전문 센터를 찾아서 예약했다. 예약은 온라인으로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예약 확인도 홈페이지 가입 없이 온라인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다만 내가 무슨 항목을 예약했는지는 직관적으로 나오진 않아서 따로 전화해서 물어봤다. 친절하게 설명 잘 해주심!

 

오전 7시반 예약이어서 당일날 아침에 딱 시간 맞춰서 갔는데 웬걸... 줄이 장난 아니었다. 연말에는 건강검진 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들어서 연초로 신청했고, 게다가 평일 낮이었는데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거의 대부분이 30~50대 정도였는데, 그 중에는 어르신들도 한 10% 정도 있었다. 생각보다 어르신들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놀라웠다.

접수하고 대기하고 있으면 탈의실을 안내해주고, 찜질방에서 쓰는 것 같은 팔찌를 나눠준다. 팔찌에 적혀져 있는 번호가 내 오늘의 환자번호다. 대부분 사람들이 비슷한 패키지를 선택했을 것 같은데, 여기저기 안내하는 순서가 다른 걸 보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환자를 배치하는 듯 했다.

내부 시설은 굉장히 쾌적. 직원들은 모두 친절했다. 진짜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처럼 쉴새 없이 돌아간다.

갑상선/경동맥/상하복부/유방 초음파까지 세트로 했는데 (경동맥은 서비스라 그래서 포함됨), 초음파 검사라는게 참 쉬워보이지만 품이 많이 드는 검사라는 걸 새삼 느꼈다. 그리고 너무 간지러웠음. ㅋㅋ 걱정했던 갑상선엔 다행이 뭐가 없고, 오히려 지방간이 있다고 해서... 살을 열심히 빼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나머지는 뭐 자세히 듣지 못해서 (아마 문제가 있는 걸 그 자리에서 바로 얘기해주진 않을 것이다), 결과지를 일단 받아봐야겠다.

위 내시경은 진짜 순식간에 끝났다. 시키는대로 옆으로 웅크리고 누워서 마우스피스를 물면, 프로포폴을 주입한다. 프로포폴이 혈관통이 있다고 듣긴 했지만 진짜 좀 아프긴 아프더라. 여튼, 약 들어가고, 1초만에 기억 상실. 눈을 다시 떠보니 회복실이었다. 요즘 맨날 속 쓰리고 위가 아파서 위궤양이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위염밖에 없다고 했다. 궤양이 생기기는 쉽지 않은가보다 ^^;;

시력은 예상했던대로 1.0 -> 0.8. 10년동안 전자기기를 이렇게나 많이 쓰는데 이 정도밖에 시력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가성비가 좋지 않나... 싶긴 하다가도 앞으로 내가 50년은 더 살아야 하는 것을 고려해봤을 땐 좀 더 눈을 아껴써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직접 와서 들을 수도 있고, 메일과 우편으로 통보받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의사를 만나서 들으나 내가 직접 결과를 보나 어차피 똑같으니 나는 그냥 우편으로 통보받는 것으로 선택했다.

여튼 이렇게 첫 건강검진 마무리. 아직 결과를 듣진 못했지만 일단 1) 클린하게 먹고 살을 빼자, 2) 카페인을 줄이고 공복에 커피를 마시지 말자.

그리고 아주 큰 친절 까지는 필요 없고, 적당히 기분 나쁘지 않게 빨리 효율적으로 끝내는 곳이 좋다! 그러면 우리원헬스케어영상의학과의원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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